서울문화재단 가림막

                                                                                                                                      한겨레신문 2006.04. 21
                                                                                                                                           글 이유주현 기자





보수공사 중 건물이 '설치미술' 됐네

미대생주민시민 300여명 마음껏 그린 천 조각들철봉 비계 위 덮어 건물 앞면엔 색동천 '눈길'서울문화재단 리모델링'공사 중인 건물도 아름답다.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청계9가. 넓게 보아 '왕십리'에 속하는 이곳에 울긋불긋 한 천을 휘날리며 서 있는 건물이 눈길을 확 잡아 끈다.
6월 중순께 건물 안팎 보수공사를 끝내고 문을 여는 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유인촌) 건물이다.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의 이 건물에는 직원들의 업무공간뿐 아니라 갤러리, 공연장, 세미나실 등 지역 주민들을 위한문화 시설이 포함돼 있다.
본래 서울시 산하기관인 성북수도사업소가 쓰던 것을 지난해 가을 서울문화재단이 물려받으면서 '고민'은 시작됐다.
개축(리모델링)을 맡은 설치미술가 최정화씨와 설계사무소 지음 아키 씬(소장 오우근)은 머리를 맞댔다.
공사 중에도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방법은 없을까? 공사도 유쾌하고 재미나게 할 방법은 없을까?
이들은 건국대 실내건축학과 학생들에게 도움을 청했다. 왕십리 주민들의 손길도 빌렸다. 도봉구 창동에 있는 열린극장 창동에 공연을 보러 온 시민들의 힘도 빌렸다.
이들에게 가로 1m 세로 1m 크기로 자른, '타폴린'이라고 부르는 방수천 230여장을 내주고 마음껏 그림을 그리도록 했다. 그리고 공사를 위해 얼기설기 엮어놓은 철봉 비계 위에 그림들을 조각보처럼 엮어 덮었다. 특히 건물 앞면엔 너비 1m 길이 24m의 색동 천을 덮었다. 전문가와 보통 시민 300여명이 참여해 커다란 설치미술이 탄생한 셈이다.

知音 아키 씬의 건축사 함은주씨는 바람이 불면 천조각이 휘날려 축제같이 신나는 분위기를 연출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함씨는 보통 공사를 하면 동네 주민들이 시끄럽고 먼지가 날린다며 민원이 많은데 이번 공사만큼은 제 집 짓듯이 있지 않은 건물 뒷면에 사는 주민들이 '우리 집 쪽에도 그림이 붙어 있으면 좋겠다'고 민원성 항의를 한다고 말했다.
서울문화재단 조규원 정책보좌관은 다른 공공건물을 지을 때도 이런 아이디어를 빌려, 시민들이 공공서비스에 대해 이해를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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